Wandering, Wondering (2020~Ongoing)
<Wandering, Wondering>은 성인이 되어가면서 점점 사회화 되어가고 시스템화 된 사회 구조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연출한 사진 작업이다. 이 작업을 통해 나는 삶을 살아가며 어느새 지나가버린 20대 청춘과 이 익숙함의 틈을 비집고 들어와 지나간 시간에 대해 더듬어 보는 계기를 가지게 된다. 생산된 이미지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구조 안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청년들, 그중에서도 20대 남성들을 대상으로 풀어낸 이야기이다.

낯선 공간과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다가오는 그 시선들은 마치 이방인과 같은, 다른 사람의 느낌을 받게 되는 장소와 환경, 보편적으로 버려진 공간들을 배회하며 시작된다. 사회 속에서 겪었던 외로움과 공허함 그리고 곱게 다가오지 못한 시선들로 인하여 느낀 감정들을 토대로 떠돌아다니는 혹은 세상 속 적응하지 못한 대상들을 이미지로 표현한다. 개인의 의식과 다른 차원의 시간과 공간 그리고 대상들의 만남 사이에서 일어나는 묘한 심리적 변화와 의식의 확장으로 연결된다.

사회적인 요소와 인물과의 내러티브를 바탕으로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이미지를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사람이 타인과 맺는 관계에 관심을 가지고, 주로 몸짓 언어를 이용하여 사람들이 상호 작용하는 방식, 그리고 거기에 관여하는 사회적인 원리들을 탐구하고자 하였다. 디지털 카메라가 아닌, 결과물을 즉시 확인할 수 없는 4x5 필름 대형카메라를 통해, 느린 호흡으로 카메라에 대상들을 담아낸다. 급변하는 사회 흐름 속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의 몸짓 언어와 퍼포먼스 위주로 미묘한 움직임에도 민감하게 미적 감각을 중요시하는 이 작업에서 신중하게 마주하는 작가적 태도를 엿볼 수 있다.

20대 뿐만 아니라 마주하는 모든 이들이 작품 속 사회로 향하는 과정의 몸짓 언어를 보며 자신의 지난 과거를 회상하거나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며 공감할 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